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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

독자서평
제목 예의예절의 사교육화
정보
등록번호 :
28
등록일자 :
2023-11-15
작성자 :
조량덕
평점 :
1
내용
예의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받아서 쓴 생활 예절
솔직히 책 내용은 그리 좋지 않다.

몰상식한 사람들에게 거친 말로 훈계하고 타이르는 작가가 있다.

작가에게 이입해 몰상식한 사람을 공격하는 쪽에 서서 책을 읽으면 묘한 자기만족감을 준다.

하지만 난 이 책의 서평으로 그것만 남기고 싶지 않았다.

서평을 쓰면서 쉽게 실수하는 것은 책의 내용과 제목으로만 책을 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 이런 책이 있을까? 하는 책들이 범람하는 시대다.

논란이 많은 사람이 쓴 책이 있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서 잘 팔리고, 때론 이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가 싶다.

한심하고 별 볼일 없는 책의 제목과 내용만 다룬 서평만 있다면 그게 서평일까?



작금의 세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하다.

이 책은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을 타이르는 문체를 가진 책이라서 유행했다가 아니라 이 책이 사회 트랜드와 독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오프라인에서든 온라인이든 몰상식한 사람들을 자주 접할 기회가 늘어났다.

그리고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몰상식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훈계나 충고를 하기 어렵다. 현실에선 더 그렇고.

이 책을 만일 읽는 사람은 정말 예의를 몰라서 알고 싶어서 배우려는 독자와 겨우 예절도 모르는 애들을 시원하게 욕해주고 싶은 독자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책이 독자들에게 대신 훈계해주고 욕해주며 독자들의 답답한 속을 긁어준다.

그저 독자들이 원하는 책이라서 쓰여졌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외면했던 현실의 문제를 덮어준다.

예의예절보다 다른 가치를 우선시하며 살아온 우리 사회를.

책의 내용은 그저 욕하는 내용이고, 몰상식한 사람들에게 예의가 뭔지 참교육하는 책이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나에겐 이 책은 예의예절을 가르쳐주는 사교육처럼 보인다.

누군가는 예의예절을 가르쳐줘야 아냐고 말한다.
누군가는 예의예절을 알려주지도 않아놓고 왜 뭐라고 하냐고 말한다.

어쩌면 예의예절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요구만 하는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이며, 어쩌면 예의예절을 배울 의지조차 없는 사람들밖에 없다고 느낀 사람이다.

예의예절에 관심을 주지도 않아놓고 예의예절이 없어졌다며 훈계하는 꼴이라니.

책의 내용만으로 서평을 쓴다면 나도 욕을 휘갈겨야겠지만 그건 좋은 서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당신이 글을 쓰거나, 책을 쓰거나, 혹은 이 책에서 다룬 몰상식한 인간들에게 훈계를 해야 한다면 절대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이 만들어진 사회적 배경은 현실에서 몰상식한 사람을 만나도 훈계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쓰여진 책이라서다.

돌려 말하면 현실에서 이랬다간 관계가 파탄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일 당신이 이 책에 대해 감명받았다면 이 책의 내용보다 표현방식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상대방, 최소 몰상식한 사람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을 써서 책을 썼다.

최소 몰상식한 사람을 대하더라도 배려없이, 노력 없이 그저 비난만 하는 훈계는 피했으면 한다.